◑닭 서리[천일야화0035] - 글 혜덕 김영택 (낭송 돌체비타)



배경음악:(Iran)Shadmehr Aghili [My Spring]- Jaan-e-Maryam


35 0035...............닭 서리   혜덕 10.12.15 4

닭 서리
 
 
       -혜덕 김영택
 
 
 
겨울이 오면 참 많은 어릴적추억들이
소록 소록 피어 나는 계절 입니다......
 
명절 이면시골 큰집가서 어릴적 동무들
만나는그리운 시간들
 
부모님 뒤만 쫄랑쫄랑  따라 다니면서
낮이면 제사 준비 심부름에 정신 없고
저녁밥 먹고 해가 지면 슬금 슬금 눈치보며
살며시 빠져 나오서이집 저집 인사 다니며
친구들과 비밀 신호 마치고사랑방 구들막에 누워
몸을 대피고 있으면 하나둘 모여오는 고향의 동무들 모습.
 
시골이라서 몇 안돼는 동무들 이기에
보통 서너살은 친구처럼 동무 처럼 지내다 보니
지금도 친구 처럼 지내는  그리운 동무들
 
첫번째는 큰집 사랑방 메주 부터 내려 놓고
메주 콩 빼 먹으며 작전을
 
"야~~ 우리 심심한데 올해는 뭐 하고  놀까."
 
그때부터 악동짓 궁리에 서로 머리 짜내기에 정신없고
일단 웃묵의 고구마 부터 꺼내서 군불속에  던져두고
 
편을  나누기 시작한다
 
김치 서리
무우 구덩이 서리.
마지막 힘든 닭서리. ㅋㅋㅋ
 
시골의 닭이면 재산인데
혹시나 틀켜도 개안아야 하기때문에
작전의 작전을 거듭 하지만 결과는 늘 우리 작은집 닭으로 정하고
하나둘씩 어둠속으로......
 
잠시후 김치 가득 무우 두개 닭한마리 들고 동무들이 모여들고
아궁이에 고구마 꺼내들고 김치랑 고구마 먹기에 정신 없고
하나둘 배가 불러 아랫묵 발 넣고서 무우 깍아서 한잎 베어물며
입가 가득 행복감 물들이며
닭 요리  열변 토하기 정신 없고
가마솥에  김치랑 무우랑 너어 끼리 먹자
그거 힘드니 그냥 진흙발라 구워 먹자며
해 보지도 안한 요리하기에 정신들 없고
 
간편하게 털 안 뽐고 진흙구이 해 먹자고 결정하고
 
뒷 마당 진흙더미 한가득히 퍼와서 반죽해서 꼼꼼하게
이리저리 싸매고서 아궁이에 묻어두고
살그머니 정지가서 제사지내다 먹은 술 한병 훔쳐오고
 
아궁이속 살살 파서 진흙닭을 꺼내고선
익은건지 안 익은건지도 모르고 띁어내기에 정신 없고
먹지도 못하는 술 이지만 안 먹으면 약해 보이고 지는거 같아서
고기 한점 입에 넣고 쓰디쓴  술 한잔 보란듯 들이키며 밤을 보내고
 
아침이 되어 집으로 가야 할 시간
큰집 어른들  인사 마치고 작은집 들리면 작은집 아지매 하시는말
어제 저녁에 우리집에 도둑이 들어서 닭한마리 훔쳐 갔다며
나보고 슬며시 웃음 지으며 말씀 하신다
 
그 시절에는 우리만 아는 비밀이라 생각 했든 모든 추억이
지금 생각 하면 어르신들의 배려인데 그 때는 미쳐 모르고
우리집 김치  맛 보라시며 주시든 어르신 
닭이 알을 마니 낳아서 조으시다며  닭장 보여주시는 작은집 아지매
 
지금도 고향에 가면 그 시절 훔쳐 먹고 훔쳐 가시길 기다리시든
어른신 마음과 친구들이 그리운데
이제는 내가 훔쳐 가길 바라는
어르신 모습이 되어보니 그 고맙고 넓은 마음 느끼우며
그 시절 생각 하며 이 겨울을 다뜻히 맞이 해 봅니다..

 

[원본12162010]닭 서리[천일야화0035] - 글 혜덕 김영택 (낭송 돌체비타)
배경음악:(Iran)Shadmehr Aghili [My Spring]- Jaan-e-Mary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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